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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 음 말

과거는 있으나 역사가 없는 땅
1853년 미국 페리제독(M.C.Perry)에 의한 일본의 개항은 극심한 대립으로 이어지는 혼돈의 시대였다. 이에 도쿠가와막부(德川幕府) 시절 오랫동안 핍박을 받아오던 이와쿠라 도모미(岩倉具視), 고토 쇼지로(後象二郞), 이토오 히로부미(伊藤博文)와 같은 하급무사들이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난을 일으켰다. 이들은 1868년 고오메이(孝明)일왕 독살을 시작으로 무력으로 집권하게 된다.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즉 메이지 쿠데타였다. 정권을 찬탈한 이들은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와 같이 상대방을 생각하고 칼등을 쓰는 문과 무를 겸비한 1급 사무라이가 아니라 권모술수와 잔인함을 무기로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철학의 깊이가 없는 3류 사무라이들이었다.

이들은 ‘역사조작’,’메이지 실체’에서 밝혔듯이 국민들을 다잡기 위하여 역사조작에 앞장선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한반도 후국이었다는 것을 지우기 위하여 일본에 산재해 있던 수많은 한반도와 관련된 지명.단어 등을 일본식발음으로 강제 개칭.조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가야인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었다는 오사카시와 나라현 동대사에 있는 가라쿠니신사(韓國神社)는 똑 같은 일본식 발음인 辛國神社로, 고마(高麗)와 관련된 수많은 지명은 짐승 박字 또는 巨摩로, 한국동자들이 추었다는 전통무용 가라코오도리(韓子踊り)는 唐子踊り로 변경시켰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시라기(新羅)와 연관된 新羅村, 新羅神社 등은 白木으로 개칭 당하거나 다른 신사에 합사 당하는 수난을 당하게 된다. 이때 합사 당한 신라신사가 무려 2700여 신사에 이른다고 '김향수의 저서 <일본은 한국이더라>'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어는 일본 자체에서 개발한 언어라고 조작했다. 한반도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본왕을 외부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았다고 하는 만세일계(萬歲一系)로 조작했다. 일본국민들은 정통적인 토착민으로 조작하여 한반도와 연관성을 부인하는데 안간힘을 다했다. 국민의 시녀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일본을 과거는 있으나 역사가 없는 무지몽매한 땅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리하여 오늘날 일본은 역사조작과 우익을 표방하면 단시간에 유명해지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일본인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 보는 이중성에 물들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작가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의 예에서 찾을 수 있다. 시바는 “역사를 왜곡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라고 말했지만 그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에서 러일전쟁을 “조선반도를 보호하고 일본을 방어한 자위전쟁이었다”라고 정신 나간 이중적 막말을 하였다. 일본국민들은 이 책을 1천만 부 이상 구독하여 대리만족을 즐겼다. 그리고 이 자를 일본 국민작가로 추앙한다는 것은 일본인들의 평균적인 사고가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잘 입증해주고 있다.

꽃을 전달한 손에는 향기가 묻어 있다


▲화엄경 강의를 받고 있는 쇼오무(聖武)일왕

'존재와 시간(Sein und Zeit)'으로 유명한 독일 실존철학을 대표하는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언어(말)는 존재의 집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언어(말)가 없다면, 그 민족은 물론이고 고유문화도 보존할 집이 없다"라는 말이다. 이를 다시 역으로 말하면 '문자는 말의 집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3천여 년이나 유랑 생활을 하면서도 언어와 문자를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그들의 존재를 세계에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청나라를 세워 중원을 호령했던 만주족은 그들의 언어와 문자를 잃어버림으로써 지구상에서 그들의 존재가 사라졌다. [대학살자]라는 작품에서 '언어는 무엇보다 탁월한 무기이며 원자폭탄보다 무섭다'고 말했던 루마니아 작가 게오르규(C.V Gheorghiu)의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듯 모든 존재는 언어화, 문자화함으로써 실체가 드러나고 인식 가능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문자와 언어는 그 민족의 모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언어의 힘은 총칼에서 나오는 군사력보다 강력하다. 세계화,지식정보화시대라는 21세기에는 더더욱 언어의 위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언어 자체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문화자원이기 때문이다. 국력이 클수록 그 나라 말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어떤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나라 국력이 커지게 마련이다.

고바야시 교수와 시미즈 교수가 일본 가나의 원류가 한반도라고 밝힌 것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일본이 아무리 역사조작을 한다 하더라도 일본이 한반도의 속국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증거가 된다. 필리핀과 남미 여러 나라들이 본래의 언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언어로 바뀌었다는 것은 강대국의 지배를 당했기 때문이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영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영어를 언어로 사용하던 영국인들이 도래하여 지배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다면 일본이 한반도에서 사용하던 문자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3가지 사유 중 하나일 것이다. 즉 일본열도가 한반도에서 건너 간 도래인들로 채워져 있던지, 고대 일본이 한반도 속국이었던지, 아니면 일본이 문화수준이 낮아 한반도의 문자와 언어를 차용할 수 밖에 없었던지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유가사지론에서 발견된 구결이 그 동안 한문의 획을 줄여 만들었다고 주장하던 히라가나와 똑 같은 방식이라고 말하면서도 일본어는 한반도의 구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만 방송했다. 이는 한반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조작을 통하여 일본우월주의가 일본 국민들의 평균적인 사고로 자리잡고 있어 진실된 사실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없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미국은 Pax Americana를 구가하고 있지만 그들의 조상이 영국이었다는 것을 일본과 같이 숨기지 않는다. 영국인들이 사용하던 언어라 하여 일본과 같이 조작하지도 않는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침공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일본과 같이 그들의 선조국 영국을 침탈하지도 않았다.

한반도는 언어.문자.도자기를 비롯한 모든 것을 조건 없이 주었다. 때문에 일본의 영혼은 한반도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꽃을 전달한 손에는 향기가 묻어 있듯이 한반도의 문화가 일본땅에서 꽃피우고 있는 것이다. 진실은 長久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도 퇴색되지 않고,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윽한 향기를 내뿜으며 찬란하게 빛나고 있음을 일본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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